탐정·민간조사 제도는 경찰이나 형사와 같은 공권력을 갖고 있는 공적(公的)인 주체가 아닌 사적(私的)인 개인이 주체로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일정한 경제적 수입을 목적으로 사건을 의뢰 받아, 탐색, 조사하고 결과물을 의뢰자에게 전달하는 제도이다. 영국, 미국에서는 'Private investigation', 일본에서는 '탐정(探偵)', 독일에서는 신용정보업(Aufkunftei)과 탐정(Detektei)을 혼합하여 'Auskunftei und Detekteigewerbe(신용조사·탐정업)'이라고 호칭하기도 한다.

탐정·민간조사 제도는 OECD에 속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대부분 국가에서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외국 탐정·민간조사 업체들이 컨설팅회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들어와 수많은 외국 탐정들이 우리나라의 정부와 유수한 기업, 개인 고객들로부터 고액의 수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96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OECD에 가입하였고, 현재 OECD에 가입한 국가는 2020년 5월30일에 남미 콜롬비아가 가입하고, 2021년 5월 25일 코스타리카가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전체 회원국이 38개국으로 확대되었다.

OECD 회원국인 대한민국은 2018년 6월 헌법재판소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제40조, 제4호 등, 위헌 확인에 관한 선고(2016헌마473)에서 신용정보법이 금하고 있는 탐정 업무는 모든 탐정 업무가 아니라 사생활을 조사하는 행위(사생활조사업)이며, 탐정업 업무 영역에 속한다 할지라도 금지되지 않은 탐정 업무는 가능하다'고 판시하였고, 2020년 2월에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어 금지사항 (제40조)의 적용 대상을 '신용정보회사 등' 으로 한정함에 따라 2020년 8월부터 '탐정' 명칭 사용이 가능하게 되어 현재 다수의 개인이 활발하게 탐정으로 활동하고, 탐정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심부름센터, 흥신소 등에서 불법적으로 유사 탐정업을 운영하고 있던 것을 정상적으로 탐정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2020년 8월 이후 많은 수의 사단법인 성격의 탐정 관련 협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 탐정 교육과 사설 자격증을 발급하고 예전의 비공식적으로 활동한 인력을 포함하여 대략 11,000명 정도의 탐정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한민국에서 탐정 업무의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21세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세계는 온통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는 뉴스로 가득하고 어디서나 인공지능, AI, 알파고, 뉴로모픽, 자율주행차, Space-X, 민간인 우주여행 등, 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이자 선봉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1938.03.30 ~現 /독일/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를 중심으로 한 20여 가지의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변화 예측을 테마 별로 언급하면서, 앞으로 발생할 초지능성(super-intelligence),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 사회에 초점을 맞춰 변화될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

2016년 슈밥이 발표한 이후 [제4차 산업혁명]에서 예고한 대로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대한민국도 변화의 선도 주자 그룹에 속해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탐정업을 국내 실정에 맞게 건전하고 활기차게 육성하고, 더 나아가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필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좀더 정확한 이해와 분석이 요구되고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4차 산업혁명에 좀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간단히 1, 2, 3차 산업혁명의 역사를 살펴보고, 이러한 산업혁명의 변화 속에서 탐정은 어떠한 변화를 거쳐 왔고, 앞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1750년경 농업 혁명의 완성으로 원시적 수렵, 자연 작물 채집사회에서 식량 생산과 소비를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를 갖춘 농경 사회로의 혁명적 사회 변화를 거쳤다. 그 결과 농촌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여, 인구 밀집 현상이 생겼고, 그 결과 도시화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생필품의 부족 현상이 일어났고, 대량생산을 감당할 기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마침내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대량 생산 공장에 도입된 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1.30~1819.8.25, 영국)는 자기가 개발한 증기기관으로 1769년 1월 5일에 특허를 받았고, 증기기관 발명을 시작으로 영국에서는 방적기(紡績機), 방직기(紡織機) 등 다양한 기계들이 발명되었다. 특히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계는 인간의 노동력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강한 힘과 오랜 시간 동일한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계의 생산량은 인간의 생산량과는 감히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제1차 산업혁명의 태동과 성공의 뿌리였다.

제1차 산업혁명은 유럽,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약 1760년에서 1860년 사이에 거센 파도처럼 밀려들어 인간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고,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오늘날의 모습으로 끌고 오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제2차 산업혁명은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870년에서 1914년 사이에 부흥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제1차 산업혁명은 산업혁명의 태동기로, 산업화의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필요한 철강, 석유와 관련된 주변산업이 계속 발전하였고, 그렇게 진행되는 동안 전기공학 관련 과학기술이 활발하게 발전하였다. 그 당시 연구 개발한 전기 분야의 기술 발전은 모터, 전화, 전구, 축음기 등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전기전력의 실용화에 가속이 붙으면서 제2차 산업혁명은 가열차게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1914년 헨리 포드가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인 전기를 사용하여 자동차 공장에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을 실현했고, 대량 생산시스템의 생산 자동화를 이루게 된 것이 제2차 산업혁명이 제1차 산업혁명과 구별되는 커다란 차이점이다.

제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1903.12.28~1957.2.8, 헝가리)의 중앙연산처리장치(CPU, Central Processor Unit)를 기본구조로 하는 컴퓨터가 생산된 후, 1, 2차 산업혁명과 엄청난 차이가 있는 사회로 방향 좌표를 바꾸기 시작했다. 1,2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계, 전기적 에너지를 이용한 대량생산 위주의 산업사회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변화되고, 정보화 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기반 사회'와 '정보의 자산화'라는 사회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Big-Data)를 중심으로 한 IoT(Internet of Things), 자율주행차(Autonomous Car), 블록체인(Block chain) 등 20여 가지의 기술 변화가 일어났으며,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초지능성, 초연결성을 중심으로 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지구에서 인류가 생존하면서 거쳐온 모든 물질문명과 문화는 어느 때이건 그 시점에서 인류에게 최고의 가치를 가져다주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렇다면 각 산업혁명의 시대마다 탐정은 어떠한 모습으로 적응하고 활동하였을까? 모든 인간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의식주(衣食住)가 삶의 5,60%를 차지하기 때문에, 모든 인류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일상의 5,60%는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변화를 겪었을 것이며, 나머지 삶의 변화에서 각자가 맞이하는 산업혁명에 따라 주어지는 다양한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의식주를 제외한 산업혁명에 의한 변화과정 중에서 탐정 업무와 관련한 삶의 방식 중에서 이동(移動)수단과 의사소통(意思疏通) 방식의 변화가 컸기 때문에 본고에서도 이를 중점 소재로 다루고자 한다.

제1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발생하기 전과 1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는 동안에 탐정이 갖고 있었을 물질문명의 이기(利器) 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 당시 인류가 갖고 있던 이동 수단은 걷고 뛰는 방법과 기르던 가축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수단이 최고의 방법이었을 것이고, 1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증기기관을 이동수단으로 발전시키지는 못했고, 의식주측면에서 대표적인 변화로 방직기, 방적기를 만들어 좋은 옷을 값싸게 입을 수는 있게 되었다.

소식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병란이나 사변이 있었을 때 전국의 산 정상(頂上)에서 연기로 신호를 보내는 봉화(烽火) 방법이 최고의 연락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탐정(조선에는 탐정이란 직책은 없었고, 박문수는 암행어사로 일종의 탐정, 형사 역할을 했다.)에게는 봉화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아마 비밀연락책이나 비둘기를 이용하여 전달하는 방법(전서구, 傳書鳩)과 연을 이용하거나, 화살에 쪽지를 매달아 목표물을 향하여 날려 보내는 방법도 활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유명한 사립탐정 비도끄(Eugène François Vidocq, 1775.7.24.~1857.5.11.) 활약상은 유명하지만 그도 1차 산업혁명 시절에 생존한 탐정으로 그 당시 이동수단으로 조선의 박문수 암행어사 시대와 마찬가지로 말, 마차 등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물건, 예를 들어 총, 칼, 고문도구와 수갑 형태의 물건들은 공적인 존재, 다시 말해서 형사나 검사 등과 관련된 형법을 다루는 대상자에 대한 물건으로 사적(私的) 주체인 탐정과는 거리가 있는 물품이고, 산업혁명과도 거리가 있어, 산업혁명과 관련된 특별한 도구로는 프랑스 비또끄 시대에도 찾기가 힘들다.

제2차 산업혁명, 1890~1920년대에서는 이동 수단으로는 기계문명의 발달로 1사이클 가스 내연기관을 에티엔르 누아르(Etienne Lenoir, 1822.1.12~1900.8.4, 벨기에生, 프랑스)가 발명하고, 1886년 벤츠(카를 프리드리히 벤츠(Karl Friedrich Benz, 1844.11.26~1929.4.4, 독일)가 4사이클 내연기관을 이용한 가솔린 자동차로 최초의 특허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네 바퀴가 달린 가솔린 자동차를 개발하여, 인간들의 이동 수단에 전환점을 이루어 2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타가 되었다.

1874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Alexander Graham Bell,1847.3.3~1922.8.2, 스코틀랜드生, 미국)은 전신전보(電信電報, telegraphy message)를 이용한 음성 소통 장치, 즉 전화를 처음으로 탄생시켰다. 물론 그 당시의 탐정은 전신과 전화를 의사 전달 기구로 잘 사용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는 그림으로 그렸던 사건의 현장 기록물을 1881년 조지 이스트먼 (George Eastman, 1884~1932)이 코닥 롤 필름 카메라를 발명하여 사진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2차 산업혁명 당시의 탐정,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소설가상인물), 앨런 핑커톤(Allan J. Pinkerton, 1819.8.25.~1884.7.1.,스코틀랜드生,미국)에게는 자동차, 수동 전화기, 코닥 카메라가 상당히 중요한 장비이고 필수적인 도구였을 것이다. 특히 핑커톤은 미국 서부 시대에 활동한 탐정으로 링컨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1차 시도를 실패로 만든 유명한 탐정이며,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핑커톤 탐정 회사의 창립자이다. 그 후 링컨은 2차 암살 시도에 희생되었다. 안타깝게도 그 때는 핑커톤이 탐정으로 투입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제3차 산업혁명 시대는 1940년부터 2000년도까지 진행되면서 컴퓨터, 인터넷 등이 개발이 되고, 특히나 무선 통신 기술이 일반화하여 보통 영화에서 군인들이 사용하는 팔뚝 만하게 큰 무선 전화기의 크기가 작아져서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가 되었고, 핸드폰(Hand Phone)이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발달에 의한 결과물이며 셀룰러 폰(Cellular Phone), 핸드폰이 발전하여 카메라 기능이 추가됨으로써 증거물 촬영과 전달에 즉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문자 메시지 송수신기 기능뿐만 아니라 컴퓨터 기능까지 탑재되었다.

더욱이 위치추적 기능과 동시 녹음 기능 및 그 자료에 대한 질의응답을 바로 교환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더 탐정에게 업무를 위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현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2010년~현재)에는 인공지능, AI, Drone, Smart Phone, Mini Robot, 등 너무나 많은 첨단 기술이 보급되었고, 앞으로 더욱 더 유용한 기술이 보급될 것이다. 앞서 논의 했던 1,2,3차 산업혁명 시대에 활동했던 탐정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활동해야 될 탐정의 활동 범위와 방법은 지나간 산업혁명 시대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좀 더 자세한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변화와 대응 전략에 대해서 다음 회에 논할 것이며, 탐정의 길을 걷는 여러분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기원한다.

공개된 정보 외에 비공개 정보를 수집하여 업무를 달성해야 하는 입장인 탐정의 특수성에서 볼 때 당대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와 복잡다단한 인간 삶에 따른 사회 변화는 물론, 법령의 변화에도 주목하여 즉시적으로 주도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끝으로 대한민국 탐정업의 시스템이 안정되고 탐정들의 활약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아 해외로도 진출하여 K-탐정의 명성이 드높아질 날을 기대해 본다.

공학박사 김성일
가천대학교 IT대학 명예교수
한국특수교육재단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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