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이자 교육자, 정치가로 제12대 국회의원과 건국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조일문(趙一文) 박사가 향년 99세로 7일 오후 11시 30분 별세했다.

조 전 총장은 1917년 함경남도 영흥에서 태어나 중국 난징(南京) 중앙대학 법상(法商)학원 정경과(政經科) 재학 당시 ‘한족동맹’이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해 애국청년을 규합하고 일본군의 동태를 감시하는 등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944년엔 일본군의 기밀문서를 대량으로 탈취, 항일 작전수행에 크게 기여했으며 광복군 제2지대 제3지구대 강남분대에서 항일활동을 전개했다. 이 같은 공로로 1977년 건국포장과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훈했다.

해방 이후 1946년 숙명여자전문학교 조교수를 시작으로 1955년부터 건국대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처장·기획조정실장·법정대학장·행정대학원장을 거쳐 1980~83년 제8대 총장을 역임했다. 1985~88년 제1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대한민국 헌정회와 광복회 회원으로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 영남학원 이사장, 한중문화협회 이사장, 독립기념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가 건국대 정치대학 교수 시절 강의했던 ‘정당론’은 다른 대학 청강생까지 강의실에 넘칠 정도로 명강의로 통했다. ‘다섯 바다 물을 길어…’로 시작하는 건국대학교 교가도 작사했다. 김옥균의 갑신정변 회고록인 ‘갑신일록(甲申日錄)’을 원문과 함께 번역했으며, ‘새 정당론’, ‘한국 민족운동사 연구논총’, ‘한국독립운동문류’, ‘별이 지면 동트리라’, ‘중국설화’, ‘춘풍추우’, ‘상허 유석장 전기’, ‘흑판에서 돌아본 인생,’ ‘서안사변과 장학량(張學良)’,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의 비사’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안정애 여사(88)와 조철오 KAIST 명예교수, 조대순 전 국립암센터장, 조정우 성균관대 교수 등 3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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