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G]

'셜록 홈즈'는 명탐정의 대명사이죠. 누구나 한 번쯤은 홈즈처럼 고도의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을 꿈꿔봤을텐데요.
정부가 앞으로, 공인된 사립탐정을 신직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머지 않아 등장할 한국의 셜록 홈즈들,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

세계적인 탐정회사 '핑커톤'이 내건 구호입니다.
핑커톤은 미국 링컨 대통령의 암살 시도를 막아낸 탐정 앨런 핑커톤이 1850년에 설립한 곳으로 오늘날까지도 명성을 날리고 있는 사설 탐정회사인데요.
우리에게는 탐정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민간조사원은 타인의 의뢰를 받고 적법한 범위 내에서 증거자료 등 필요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의뢰인에게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핑커톤을 배출한 미국에는 오늘날 약 6만 명의 민간조사원이 있고 독일에서는 2만 2천여 명, 영국에서는 1만 7천여 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에서는 아직까지 민간조사원이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로 민간조사업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하금석 회장 / 대한민간조사협회

"이 민간 조사가 흥신소, 심부름센터로 오인을 받는 경우가 있죠.
개인 사생활을 침해한다거나 불법적인 일에 대해서는 일을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거절을 하죠.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밖에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데 지난 해 정부가 이런 민간조사원을 신직업으로 육성,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민간 조사의 필요성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건데요.
범인의 체포 등 범죄 수사에 한정돼 있는 경찰, 검찰과 달리 민간조사원은 법률, 경비, 사이버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실 조사와 정보 수집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국가의 수사기관이 미처 다 하지 못하는 일들을 민간조사원이 하는 겁니다.
소중한 가족이 사라졌거나 백화점에서 고가의 물건을 도난당했을 때, 온라인 상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민간조사원에게 수사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재옥 / 민간조사원 교육생, 현직경찰
"현재 현직에 있다 보니까요. 실질적으로 경찰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많고.
이 민간조사가 더 도와주고 더 끝까지 파헤쳐서 국민들이 시원하게 알 수 있을 때까지 해줄 수 있는 업무라고 봅니다."

이렇다 보니 민간조사원에게는 다방면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민간조사법,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등 관련 법규 지식과 지문채취 및 감식기법, 도청탐색기법 등 전문 과학지식을 갖춰야 비로소 민간조사원으로 인정받는데요.
더불어 무도 실력 등을 겸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인터뷰: 박미라 / 민간조사원 교육생
"(저는) 학원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 수학을 가르치고 있고요.
평소에 CIA같은 미국드라마, 범죄드라마 많이 좋아했다가 범죄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거든요.
사실 용기를 갖고 시작을 하면 충분히 민간조사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유일하게 민간조사원이 없는 나라인데요.
신직업 육성으로 수많은 셜록 홈즈들의 탄생을 기대해봅니다.

선민지 문화캐스터 mjsun@ebs.co.kr / E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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